2월 2일
전날 밤에 누워서 계속 달걀 요리를 SNS 사진으로 찾아보고, 맛있겠다를 연발하는 딸
뭔가 조짐이 보인다.
아침 일찍 달걀 10개 분량으로 달걀조림을 만들어줬더니 만족해한다.
2월 3일
딸이 오징어 버터구이가 먹고 싶다며 마트에 가서 오징어를 사 왔다. 게을러서 집 밖에 나가지 않는데 저가 먹고 싶으니까 나갔다 온다. 난 일주일 정도 집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만 지냈더니 없던 근육도 다 녹아내린 것 같다.
오징어 한 마리는 썰어서 부추전에 넣고, 팽이버섯과 맛살 넣고 부친 전까지 세 가지 굽고 부친 것으로 딸이 좋아하는 망고향 맥주를 한 캔 따서 나눠 마셨다.
"너 아니면 나는 고아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서 오늘은 어쩐지 조금 서럽네......"
"어차피 여태 우리 둘이서만 살았는데 굳이 연락 안 하던 일가친척 만나서 뭐해? 그냥 이렇게 우리 둘이 잘 살자."
딸이 나를 달래줘서 이유도 없이 서러워져서 나오려던 눈물이 쏙 들어갔다.
2월 4일
전날 먹은 것 중에 뭔가 문제가 생겼는지 체해서 어지럽고 속도 안 좋아서 오랜만에 굶었다. 음식을 못 먹을 정도로 아파본 적이 언제였나 싶을 만큼 그간은 큰 문제없이 잘 지냈는데 한 번 체한 게 어찌나 독하게 아픈지 애를 먹었다.
그 바람에 겁먹고 다른 데 안 좋아도 병원 가지 않고 버티던 내가 딸내미 이끌고 병원 진료도 받았다. 사실 약 먹어도 큰 효과 없이 마음 편해져야 나아질 증상인 줄 아는데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니까 어쩐지 조금 불안하고 불편한 것을 견디기 싫었다.
죽 한 그릇 사서 집에 돌아와서는 약 먹고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일은 어쩌고???
2월 5일
컨디션은 엉망이고 일은 다 못했고, 글자는 눈 밖으로 흘러버리는데 시간은 다가오고..... 개학 날짜 다가오는 게 무섭다.
내 이럴 줄 알아봤지~ 놀 때 알아봤지~
'흐르는 섬 <2020~2024> > <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흘 동안 ..... (0) | 2022.02.10 |
---|---|
내 머리엔 (0) | 2022.02.06 |
2월 1일 (0) | 2022.02.01 |
1월 31일 (0) | 2022.01.31 |
새 기계를 갖고 싶다. (0) | 2022.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