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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후유증

by 자 작 나 무 2022. 3. 15.

일요일 저녁에 체중계를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했다.

선거 끝나고 급 우울해져서 탄수화물을 더 많이 먹고 뱃살이 눈에 띄게 늘어서 체중계라도 밟아야겠다.

꿈이 아니다.

 

내가 피하고 싶은 일이 꿈이 아니어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모르는 척하려고 애쓰는데 그래도 좀 우울하다. 사전 투표한 날 병원에서 잰 체중보다 3kg이 늘었으니 이건 그 후유증인 거 맞다.

 

이렇게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난 경우는 드물다.

여행 다니고 꽃놀이나 다니면서 세월 가기를.....

 

어이없다. 어이없다. 어이없다.

시간을 되돌리면 다시 이 지점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역인가.

 

 

*

하염없이 택배 상자를 뜯는다. 택배 스티커 뜯고, 포장 테이프 뜯고, 하나씩 접어서 밖에 내놓을 준비 하는데 한참 공을 들였다. 내일 할 일이 어마 무시하게 많은데 업무와 관련된 것은 손대지 못하겠다.

 

조립 행거 택배가 왔는데 너무 무거워서 조립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는 사람이라곤 단 한 명도 없는...... 이곳에서 익숙한 것은 늘 듣던 방송에서 들리는 목소리뿐. 식은땀 나고 문밖에 나가기가 싫다. 아침에 어쩔 수 없이 출근하는 시간 외엔 몸이 굳어서 움직여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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