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엔 한참 늦은 시각에 집을 나섰더니 돌아오는 길에 꽤 어두웠다. 정작 생일이었던 그날은 퇴근하고 혼자 집에서 속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고 기분이 조금 가라앉고 몸도 무거워져서 퇴근한 뒤에 이불속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러다 토끼가 보고 싶어서 한참 늦게 집을 나섰다. 배탈이 나서 이튿날까지 상당히 고생스러웠다.
5월 17일엔 전날 잘못 먹은 매운 음식과 연이어 먹은 찬 것이 제대로 속을 볶아서 이른 아침에 장염으로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응급실에 가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안 좋아졌다. 오후에 일과를 일찍 마감하고 집에 와서 한참 누워서 쉬다가 조금 걷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해 넘어가기 전에 집을 나섰다.
혼자 있지 않았더라면 장을 봐서 그날은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맛없고 맵고 차고 이상한 음식 먹고 배탈도 나지 않았을 거다.
혼자 사는 거 정말 자신 없다.
나는 타인에게 얻는 에너지의 상승작용이 더 큰 사람이다. 친구 한 사람만 있으면 지구 어디라도 갈 수 있고, 심지어는 우주 밖으로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내가 자신의 가능성과 에너지를 이 속에 가두고 전전긍긍한다는 것은 뭔지 모르게 불합리하고 소모적이다. 이왕에 인생은 조금 더 활기차게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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