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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통증

by 자 작 나 무 2022. 6. 6.

오랜만에 냉동만두를 샀다. 냉면 주문하면서 1인 주문 금액 맞추느라고 몇 개 쪄놓고 오천 원 받는 만두를 사 먹어보니 속이 쓰렸다. 이건 아니지.

 

쪄먹으면 가장 맛있는 만두를 샀지만 구웠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운 만두 아홉 개를 간식으로 먹기엔 많다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나 정말 만두를 잘 굽는구나.....ㅎㅎㅎ 아주 사소한 것도 순간순간 즐거워하는 이 단순함에 놀라게 된다. 진통제 먹어도 가라앉지 않던 편두통이 만두 구워 먹는 사이에 거짓말처럼 잠시 잠잠해졌다.

 

이 통증은 어떻게 내 몸에 작동하는지 조금 더 면밀하게 관찰해야겠다. 어떤 시간대에 어떤 변수로 잠잠해지는지......

 

먹통인 글에 옛날 여행 사진 한 장씩 붙여 넣기라도 하려면 이 상태보다는 조금 더 나아져야겠다. 전신에 반복적으로 찾아드는 통증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 감각에서 정신을 분리하는 스위치라도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깡마른 10대에 내 몸은 민감하기 그지없었고, 정신적 육체적 통증에 시달리며 살았다. 그때에 비하면 이런 무딘 정신 상태가 살기엔 한결 편하다. 

 

생각하고 자각하는 순간 통증은 끊이지 않고 솟아난다. 뚝!

 

뉴스를 보고 듣고 읽지 않을 때, 잠시 잊고 있던 고통이 읽고 듣는 순간 내 일도 아닌데 온몸을 난도질하는 것 같아서 괴로운 것처럼. 뉴스를 듣다 보면 이 세상은 지옥과 다를 바 없다. 내가 겪지 않아도 그 지옥을 함께 겪는 듯한 통증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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