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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6월 10일

by 자 작 나 무 2022. 6. 11.

근무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지역 고등부 체전이 열렸다. 출장 내고 경기장에 응원을 하러 갔다. 나는 씨름 응원팀을 따라가서 경기 장면 사진 몇 장 찍고 종일 운동장에서 내놓은 부위는 온통 새카맣게 탔다.

 

그러잖아도 시커먼데 선크림을 팔에 바르면 끈적한 게 싫어서 바르지 않았더니 황인종을 넘어서는 피부빛으로 변했다.

벼르고 벼르다가 산 헬렌카민스키 비앙카를 게시한 날이기도 하다.

 

마지막 관전한 경기가 축구 결승전이었다. 결승전에 오른 두 학교 다 아는 학생이 있으니 더 관심 있게 경기를 보게 된다. 점심시간에 가끔 보던 교내 축구 리그전과 조금 다른 수준의 경기를 보는 게 상당히 즐거웠다. 주변 사람 아랑곳없이 골이 들어갈 때 힘껏 소리 질렀더니 주변 사람들이 놀라서 쳐다봤다.

 

 

점심으로 받은 빵이 너무 달아서 속이 울렁거렸다. 낯빛이 창백해진 동료 손을 잡아끌고, 주변 식당에서 따뜻한 국물로 배를 채웠다. 뭘 하거나 새로운 식당, 새로운 메뉴를 맛보고 나면 '딸이랑 여기 다시 와야겠다'라는 생각부터 한다.

 

맛있는 것을 보고, 멋진 광경을 보고 딸을 떠올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생각 끝에 떠올릴 다른 상대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삶에 너무 익숙해져서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될까 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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