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떠돌 때는 긴장 상태여서 덜 느끼던 갖가지 통증과 증상이 집에 혼자 있으니 크게 느껴진다. 전혀 진전 없는 이 증상도 잘 치료하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은근히 신경을 건드리는 정도지만 그 때문에 죽을 만큼 아픈 게 아니니까 미련하게 대충 넘어간다.
오늘은 약이라도 좀 바르고 일찍 잠들었으면 좋겠다. 어제도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해서 오늘 몹시 힘든 하루를 보냈다. 종일 빡빡한 일정대로 몸을 돌리느라 지쳐서 집에 와선 그대로 눈만 감으면 잠들 것 같았는데 생각이 많아져서 고문당하는 기분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잠드는 것은 억울하고, 몸은 피곤한데 포기하지 못하는 뭔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 내일은 미루고 미룬 일을 꼭 해야 하는 날이니 오늘은 어떻게든 이 잡념 망상을 꺾고 잠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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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 있었더라면 달아 공원까지 미친 듯이 또 달렸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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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듣다가는 그대로 더는 숨도 쉬지 않고 싶을 것 같은 우울감을 증폭시키던 곡을 차단하고 얼굴을 닦아냈다. 거짓말처럼 괜찮아진다. 믿을 게 못 되는 게 감정이다. 제멋대로 춤춘다고 따라가면 뻔한 결말을 맞는다. 주도권을 잡고 방향을 바꾸는 노력을 조금만 신경 써서 하면 된다.
막상 우울할 때는 잘 안 되지만 벗어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한 번쯤 펑펑 울어줘야할 때가 되었는데 눈물 흘릴 일이 없다. 아니, 눈물은 자주 흘리는데 엉엉 울 일은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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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돌파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 겁나서 빙빙 둘러서 피해다닌다. 2주 안에 다 끝내야 할 일이다.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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