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어 휴대폰 진동음이 느껴져서 시간을 보니 6시 50분이 조금 지났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왜 전화하셨을까? 나에게 자동차를 판매한 분이 전화를 하셨다. 차는 별 문제없는지 잘 타고 다니는지 자동차 회사 측의 서비스 차원의 전화다.
전화를 끊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퇴근하고 환기하느라 창문 열어놓고 잊고 그대로 잠든 거였다. 입고 나갔던 옷 그대로 입고 씻지도 않고 그대로 기절하듯 잠든 거였다. 이른 아침에 전화하신 게 아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놓친 전화도 있다. 딸이 전화했는데 그때는 진동도 못 느끼고 깊은 잠에 빠졌던 모양이다. 몇 시간 몰아서 푹 잤으면 개운했을 텐데 애매한 시각에 깨서 몸은 여전히 천근만근이다.
누워서 눈만 굴리다가 딸과 통화하다가 사흘밖에 안 되는 여름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다시 의논하게 됐다. 토요일 일요일 껴서 5일. 지난 주말에 1박 2일로 다녀보니 한 번에 장거리 이동은 얼마나 피곤할지 생각해보니 안 되겠다며 태어나서 올해 처음 가봤던 울산을 중심으로 그 일대를 며칠 들여다보고 오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둘이 비슷한 생각을 했다. 강원도 가자는 딸에게 너무 멀다는 말을 할 정도로 현실적이지 못한 내게 알아서 계획을 바꾸자는 말을 꺼내줘서 다행이다. 시간이 넉넉할 때는 너무 먼 길이 아니지만 돌아와서 바로 일해야 하는 내게는 문제다.
오늘 밤에 하려던 일은 역시 힘에 부친다. 낮에 눈이 빠지도록 읽고 정리하던 자료가 아직 산더미처럼 남았다. 늦게라도 공원 산책이라도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러기엔 역시 눈도 제대로 뜰 수 없는 이 상태를 있는 대로 받아들이고 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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