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혼자 삼천포로 하염없이 들어가는 길에서 시내가 아닌 바닷가로 방향을 돌렸다.
집에 가서 혼자 있는 게 싫다. 어디든 다시 나오려면 그 지루하고 긴 구간을 거쳐서 나가야만 하니까 어쩐지 그곳은 바닷가지만 물이 나들지 않고 갇힌 그 구간처럼 갇힌 지역 같다.
커피와 빵을 주문하고 앉아 있으니 사람 소리가 소음처럼 들린다. 마침 어제저녁에 통영 집에서 가져온 책이 그대로 차 안에 있어서 들고 와서 몇 장 넘겨본다.
오가는 게 자유롭지 못하여 이전엔 함부로 꿈꿀 수 없던 여행지
제천 의림지에 가서 딸이랑 오리배 한 번 타고 왔던 그때 외엔 기회가 없었다. 이젠 차가 있으니 시간만 맞으면 다녀올 수 있다는 희망에 이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서 들고 왔다.
정끝별 시인이 쓴 여행 산문집 ‘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다’를 한 페이지도 읽기 전에 바로 웃음 터지는 문장을 만났다. 금세 기분이 풀린다.
나와 하등의 관계도 없는 많은 사람의 소리와 몸짓은 의미도 없고 관심도 없다는 듯 나는 무심하게 창밖을 보다가 책 몇 장을 넘겼다. 꼭 남의 별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외로움이라는 병은 혼자 힘으로는 고칠 수 없다.
이렇게 금세 바닥이 드러나고 갇힌 듯한 바다보다는 확 트인 곳이 좋다. 갇힌 물에선 갯비린내가 심하게 난다. 좁은 지역 사회의 긴밀한 유대, 정겨움과는 거리가 먼 편협함과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듯한 사고방식에 갇힌 사람들을 종종 본다.
목을 고정시켜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라는 것도 고통스러운데 뒤돌아보기만 하며 그 시절이 좋았다고만 한다. 그런 시절도 있었다면 현재를 그리고 그다음 날을 더 좋은 시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좁은 지역에만 살아서 갇힌 물처럼 생각의 폭도 깊이도 탁하고 고형물에 가까운 이도 많다. 나도 좁은 지역 사회에 살아서 그렇게 변하지는 않을까.....
**밖에 모르는 답답한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그 외의 것은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고 그렇게 생각한다. 시야가 좁아도 다른 세계가 보이면 고개를 살짝 돌려서 바라볼 줄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