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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연휴 전날

by 자 작 나 무 2022. 9. 9.

9월 8일

 

벌써 석산 필 계절이구나.....

 

퇴근하고 곧장 달려가서 딸을 태우고 해지기 전에 다솔사에 다녀올 계획이었다. 그런데 연휴 시작 전날이어서 이른 퇴근 시간에도 시외로 빠지는 길은 혼잡했다. 

 

나를 만나자마자 배고프다는 말부터 하는 딸을 데리고 다솔사 입구까지 갔다가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미리 갈 식당을 물색해두지 않았더라면 난감할 뻔했다.

며칠 전에 혼자 가서 콩나물국밥을 먹었던 사천 할매콩나물국밥집에서 이번엔 비빔밥과 달걀말이를 주문했다. 혼자서는 도무지 다 먹을 수 없는 달걀말이가 상당히 푸짐해서 기분 좋았다. 비빔밥은 최근에 올라서 7,000원. 달걀말이는 6,000원.

 

미리 사서 맛본 식혜도 큰 것 한 병, 작은 것 한 병 샀다. 집에서 식혜를 만드려니 적당한 크기의 밥통이 없다. 가스불에 오래 끓이기엔 원룸은 참 불편한 곳이다. 

 

저녁 먹고 삼천포 실안 바닷가로 슬슬 달리다가 바다가 보이는 영화관에서 영화나 한 편 보고 집에 가기로 했다.

개인 풀장이 딸린 리조트에 영화관이 있다. 한 시간 남짓 상영 시간이 남아서 리조트 안에서 산책 좀 하고

리조트 야외 풀장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과 바다를 번갈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영화 '공조 2'를 봤다. 배불리 저녁을 먹어도 저렇게 양 많은 팝콘이 들어갈 배는 따로 있는 모양이다. 딸을 여기 데려와서 함께 영화 보고 싶었는데 계획도 없이 문득 지나는 길에 들러서 영화를 보게 됐다. 

 

 

연휴에 많은 사람이 움직일 동선과 다른 방향으로 여행 계획을 짰는데, 딸이 불쑥 물회 먹으러 가자고 해서 차 밀리는 것 참을 수 있으면 어디든 딸이 가고 싶어 하는 곳에 가겠다고 했다. 7월 말에 짧은 휴가 때 갔던 울산 물회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그 횟집에 전화해보니 내일과 다음날까지는 장사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일은 일어나는 대로 남해로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꽤 오래 가보지 못한 추억의 장소를 찾아서 힘닿는 대로 다녀볼 참이다. 다음은 없다.

 

지하 주차장에 차 빼러 갔다가 상상도 하지 못한 순간에 목숨을 잃기도 하는 세상에 산다. 다음은 없다.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할 수 있을 때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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