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것,
백석의 시에 그려진 흰 바람벽을 그려본다. 백석 시집을 껴안고 잠들고 싶다. 그러면 어쩐지 그 정신세계에 영화처럼 직렬로 연결하여 이 얄팍한 벽 정도는 훌쩍 뛰어넘을 것만 같다. 시는 농축한 언어로 해진 영혼의 그림자를 한 땀 한 땀 수선해 주는 힘이 있는 게 아닐까.....
내 머리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너무 팽팽하게 부푼 풍선처럼 헛바람이 들어서 쉬지 못한다. 그냥 잠들지 못해서 어둠 속에서 밤새 뒤척이다가 결국 의사의 처방전을 삼키고 잠든다. 오늘은 그만 버티고 순순히 이 문제를 받아들여야 할까.....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올까.....
다 말과 글로 옮길 수는 없어서 상처를 가늠할 수 없는 내 머리를 속이지 못하는 내가 나에게 굴복하는 게 이런 순간이 아닐까. 미안하다. 나를 더 아껴야 하는 내가 아직 이 정도밖에 할 수 없어서. 그래도 반쯤 드러내고 상담도 받고 약도 받아오니까 반은 나은 거야. 곧 더 좋아질 거야. 이 정도 고백하는 것으로 오늘은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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