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며칠 전엔 그렇게 열심히 찾아도 찾을 수 없었던 것을 방금 찾았다.
폭우 쏟아지던 그날 퇴근길에 차 안에서 큰소리로 울던 내게 홍샘이 다음날 챙겨주신 약 중에 남은 것 두 알.
머리가 터질 것 같고 피곤한데 불 끄고 누워도 꺼지지 않는 머릿속 스위치 때문에 필요한 약이다. 오늘은 지금 당장 잠들어야 견딜 수 있겠다. 이런 상태에서 쓰거나 말한 것은 다음날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기록 없이 내가 나를, 이런 상황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지나가고 나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현실.
이러다가 어떤 상황에서 충분히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할까 하여 기록하고 잔다. 취중진담 같은….
*
복돼지국밥집
일요일 점심 장사를 일찍 마감하는 동네 국밥 맛집에 가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돼지국밥보다 돼지고기 건더기에 내장이 조금 섞인 내장국밥이 내 입엔 더 맛있다.
오늘 안 갔으면 어쩔 뻔? 오후 1시 반에 대기표 받고 들어갔더니 내일부터 휴가다. 월요일은 매주 휴무일이고 화요일, 수요일에 모르고 찾아가서 헛걸음하고 아쉬웠을 거다. 주차를 좀 먼 곳에 한 게 걸려서 차도 옮길 겸 나갔다가 나선 길에 들렀다.
엄청 깔끔한 국물, 누린내 안 나는 돼지국밥. 오늘 내가 주문한 뒤에 두어 테이블 손님 받고 장사 접었다. 인생은 역시 타이밍이 맞아야…. 맛있는 국밥도 먹을 수 있는 거다.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이 내가 들어가면 뭘 주문할지도 아신다.
*
대기 손님이 밖에서 기다리는 것 보고 우선 동네 공원으로 갔다. 차 돌려서 그 식당 근처에 주차하고 양산 쓰고 기다릴 참이었다.
그러다 발견한 동네 공원 자동 분무 시스템
동영상을 너무 급히 찍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찍으려고 주차하고 갔더니 기기 작동이 금세 꺼졌다. 그간 이게 뭔지 몰랐는데 오늘 처음 저 기둥의 기능을 알게 됐다. 근데 그 더위에 잠시 내뿜다가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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