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 빠진 껍데기를 끌고, 딸내미 보러 갈 기운도 없어서 종일 앉았다가 눕기를 반복했다. 약을 먹지 않고 버틴 게 얼마나 내 생활에 영향을 주는지 실감하는 하루였다.
일을 더 벌여서 싸들고 온 것은 꺼내놓지 못하고 오늘은 충전만 했다. 내일 아침에 깨면 읽고 정리하고 쓰는 작업을 종일 해야할 판이다.
서너 번 깨서 자다깨기를 반복하니 피곤한 게 풀리지 않아서 머리 쓰는 일을 하기엔 어려웠다. 하루쯤은 이렇게라도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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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를 살살 두들겨서 찢어서 소금간 했다가 물기를 꼭 짜내고 전분 묻혀서 튀겼더니 식감이 가지전으로 부쳤을 때보다 훨씬 좋았다. 소스를 만들지 않고 그대로 소금간 살짠 밴 가지 튀김.
머리가 멈춘다. 내일 일하려면 일찍 잠들어야 한다
흐르는 섬 <2020~2024>/<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