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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

인생의 회전목마

by 자 작 나 무 2023. 8. 20.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음악은 대부분 작곡가 '히사이시 조'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딸의 성장기에 반복해서 많이 본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 작곡가 히사이시 조가 만든 곡을 모아서 연주하는 음악회가 지난 주말에 통영에서도 열렸다. 그 음악회 티켓 구매 링크가 열린 날, 딸이 전화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매달 적어도 한 번씩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혼자여도 간다. 특히 오케스트라 공연은 대체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어서 찾아서 가는 편이다. 딸은 올해 취업 시험을 봐야 한다는 게 마음의 짐이니 아무래도 시간을 내는 게 편하지 않을 상황이다. 그래도 저가 꼭 하고 싶은 것은 어떻든 하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덕분에 지난 주말에 꽤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서 연주회를 함께 봤다. 그 사이에 일주일이 지났다. 현장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영화음악을 들을 때는 딸과 함께 보았던 영화 장면과 그 시절의 인생이 물결처럼 눈앞에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인생의 회전목마'라는 곡을 들으며 지난 주말을 떠올린다.

 

딸의 성장기에 함께 본 영화는 우리를 감정적으로 이어주는 끈이 되었고, 세대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되었다. 굉장히 다양한 타악기가 등장했고, 전자악기로 만든 소리가 섞여서 다채로운 느낌의 공연이었다.

 

딸은 '마녀 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바다가 보이는 마을, 엄마의 빗자루' 같은 곡을 좋아한다. 나는 그 곡을 들을 때마다 키키가 빗자루를 타고 유럽의 남부 해안을 모델로 그린 마을 위를 나는 장면을 떠올린다. 빗자루 없이 바람을 타고 새처럼 그 마을 위를 날아보는 상상을 곁들여 잠시 음악을 즐겨본다. 딸과 함께 다시 그 동네를 여행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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