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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

계획

by 자 작 나 무 2023. 10. 2.

지금 이 나이에도 혼자 지내는 게 이렇게 적적한데 앞으로 50년은 외로움을 어떻게 견디며 살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딸이 일찍 기숙사로 돌아간 뒤에 제대로 앓아누웠다. 딸이 있을 땐 열 난다고 시원한 물수건 좀 해달라고 말이라도 할 수 있었고, 아프고 불편해도 참고 밥을 같이 먹을 수도 있었다.

 

나는 혼자 잘 살아낼 자신이 없다. 코로나 걸려서 좀 아프다고 이렇게 무기력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는 경험을 해보니 남은 인생이 얼마나 길지 모르겠지만 좀더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겠다. 마음 먹고도 일상에 쫓기니까 하기 어려웠던 것을 한 가지씩 실천해야겠다.

 

지금 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하고 있는 일은 적정선 이상의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지 않기로 한다. 그 때문에 내 인생이 얼마나 힘들어졌고, 얼마나 엉뚱한 곳에 그 화를 쏟아냈는가 생각하면 더 이상의 피해를 재생산하지 않기 위해 선을 확실히 그어야겠다. 철저히 기본만 할 것.

 

나이 들수록 근손실이 많아지는 것이 확실하니 지금 이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게 근력 운동을 주기적으로 할 것. 사람을 만나는 것에 주저하지 말 것. 어차피 혼자 살 것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사람을 경계하고 밀어내려고만 했는지 내 멍청함에 제대로 당했다. 도대체 나는 내 편이 맞는지 모르겠다.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은 입에 담지 말 것.

 

나를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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