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9일
성실한 관광 가이드가 되기 위해 콕 집어서 주문하신 '용궁사'에 들렀다.
워낙 이름난 곳이어서 관광객 일색이다. 내가 혼자 일부러 찾아갈 곳은 아니다. 오랜만에 갔더니 더 뭔가 칠갑해 놓은 분위기다.
누군가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이 쌓이는 곳에서 정성을 표현하는 분의 마음은 간절하고 애틋하리라. 어떤 이득도 없는 관계인 내게도 늘 호의와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 주시는 고마운 분이다. 한 해 지나고 그 사이에 마음 복잡한 일이 많아서 연락 한번 제대로 드리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대화가 무르익는 시간과 공간, 온라인에서 맺은 인연. 나를 제외하곤 대부분 서울에서 오신 분들이다. 부산 국제영화제가 있었기도 하지만, 내가 그 자리에 함께 하시기를 바라는 분의 노력이 더해져서 그날 자리가 마련되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그때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 며칠 무리하게 움직여서 몸살 앓느라 후기도 남기지 못하고 사진은 내 휴대폰에 잠겨있었다.
그렇게 피곤한 일정대로 움직이고도 그 밤에 표정이 저렇게 좋았다. 좋은 사람들 만나서 좋은 시간 보내서 행복했다. 무엇보다도 복잡하기 짝이 없는 부산을 서쪽에서 동북쪽까지 종일 운전하고 잠들지 않고 늦게까지 놀았으니 병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서 프랜차이즈 매장에 앉아서 밤에 내쫓기기 직전까지 수다를 떨었다. 뭐 그리 좋은지 살짝 취해서 셀카도 막 찍어서 남은 사진이 있어서 좋다.
다음날 아침, 숙소에서 본 부산 풍경은 이러했다. 뭔가 일이 잘 풀리면 올 가을에 한 번 초대해서 다시 한 번 그 모임을 가질까 하는 욕심도 있었다. 현실은 도저히 그런 일은 할 수 없는 저질 체력으로 변했다는 거다.
꼭 1년 전. 2022년 가을. 부산에서 보낸 1박 2일 사진을 정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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