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아이브의 'I AM'을 반복하는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속도감을 즐겼으나, 요즘은 Sia의 Unstoppable을 반복해서 가장 자주 듣는다. 앨범 제목 This is Acting에 꼭 어울리는 노래 Unstoppable을 자꾸 듣다 보니 굳이 해석하려고 하지 않아도 뭔지 모르게 와닿는다.
어느 순간 가속 페달을 밟으며 내 속에서 누군가 외치는 것 같은 가사를 따라 흥얼거리며 어깨춤도 춘다. 신호 대기 중엔 가끔 왼쪽 발로 박자도 탄다. 오늘도 퇴근길에 해지는 길 따라 다시 해 뜨는 동네까지 그대로 잠들지 않고 끝없이 달리고 싶었다. 언젠가 포르셰를 타고 아우토반에서 최대 속도로 달려보고 싶다. 지쳐서 다시 돌아갈 곳을 찾고 싶을 때까지 달리고 싶다.
딸이 취직하면 이 차를 출퇴근용으로 넘긴 뒤에 나는 조금 더 속도감 느낄 수 있는 차를 사야겠다. 지금 이 상태로 나가서 밤에 고속도로를 타면 아무리 밟아도 속도가 제대로 나지 않는 작은 차에서 더 깊숙하게 힘을 주며 위험을 자초할 것 같아서 오늘은 참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