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위안이 되지 않을 것 같았어도 숨을 고르고 생각하면, 이미 정지한 어떤 순간에 다시 도달하여 알게 된다. 너무 당연한 말에 어떤 대답을 해야 좋을지 몰라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분의 말씀에 그때 어떤 답이라도 해야 했다는 박자 놓친 자각이 며칠 전에 흘러나왔다.
'그거 당연한 거 아닌가요?'라는 다소 식상하고 건방져 보이는 대답을 하기가 어려워서 말없이 혼자 고개만 끄덕였다. 보이지 않으니, 글자로 답해야 옳았다.
"감사합니다."
때론 꿈을 꿈이라고 자각하고 꿈속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보고만 있는 나를 꿈속의 나는 그조차 너의 망상이라고 속삭일 때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쳐준다면 감사해야지. 인사드렸어야 옳지.
*
표현하지 않아도 될 것은 표현하고, 표현해야 할 것은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녹슨 몸, 녹슨 머리.
마땅히 쉬어야 할 때 쉬지 못하고 급히 몸의 한계를 맞이한 친구의 삶과 죽음이 내게 준 선물을 잊지 말자.
오늘도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모양이다.
*
집중하면 과하게 진지한 내 표정을 제어하기 위해 거울 보고 웃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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