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08 00:48:27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이 늘었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이글루에 들어와 본 적이 없었다. 다른 곳에 만들어 두었던 블로그는 글을 쓰기 위한 곳이 아니라 잃어버린 인연을 찾기 위한 곳이었다. 어느 봄날 일제히 삭제했다. 더 이상 그 인연을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므로...... 엠블이 갈수록 더 답답해진다.
나의 구태의연함과 싫증 남이 주원인이겠지만 아끼던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하나씩 삭제하면서 블로그에 대한 애착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나는 아직도 그들의 블로그가 그립다. 그들을 직접 만난 적이 없으므로 그들이 그립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의 블로그가 그립다고 밖에........ 허공에 날릴 편지를 밤마다 쓰는 것이나 소통 없는 빈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나 별반 다를 바 없겠지만, 그래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한결 낫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도 아니다.
일시적인 슬럼프 같은 것인지 요즘은 블로그에 들어가도 설렘이 없다. 막연한 설렘의 정체를 굳이 드러내고 파헤치지 않고 간직하고 지내는 것이 삶을 덜 퍽퍽하게 만드는 비법 중 하나인데 덮어두어도 좋을 것을 하나씩 다 드러내고 파헤치고 나니 허전함만 남는다. 가끔 여기에도 일기를 써서 모아둘까, 한다.
-이글루스 백업 파일 보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