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에 사우나에 다녀온 뒤에 긴 머리카락을 숭덩 잘라냈다.
숱가위로 긴 머리카락을 무작위로 밴 뒤에 길이를 잘라냈다. 잘못 자른 부분을 또 자르고 다듬다가 보니 생각보다 더 짧아졌다.
며칠 사이 감정 조절에 실패하여 폭식하고 배만 볼록 나오는 결과를 얻었다. 갱년기 다 지나갈 때까지 이럴까? 이 동네에서 떠나고 나면 괜찮아질까? 아~ 궁금하네~
식욕이 폭발해서 저녁에 찐 고구마, 찐 달걀, 찐 양배추를 엄청나게 먹었다. 코끼리가 먹는 만큼 풀을 먹는다면 그게 살 안 찌겠어?
오늘 관광택시 기사처럼 따님 모시고 이리저리 다녔더니 기분은 좋은데 몸은 피곤하다. 딸을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돌아와서 혼자 있으니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오랜만에 집에 와서 잔다고 대놓고 방귀를 어찌나 뀌는지..... 에이, 참..... 그걸 뭐라 할 수도 없고..... 췟~
*
식욕 폭발이 아니라 어쩌면 감정을 자꾸만 억지로 눌러버려서 생기는 부작용일 수도 있다. 알면서 계속 폭식하는 건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일종의 자기 학대다. 인지했으니 부디 나에게 이러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