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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나들이

by 자 작 나 무 2024. 5. 15.

2024-05-15

이 동네는 유난히 칼국수 맛집이 많다. 최근까지 딸과 함께 개척(?)한 동네 칼국수 맛집 세 곳에 오늘 국수 맛집 한 곳 더 추가. 냉면 콩국수 맛집이 있다고 가보자고 며칠 전부터 들먹였다. 콩국수 맛도 잘 모르지만 도전해 보자고 딸이 나선다.

아주 걸죽하고 푸짐한 콩국에 직접 뽑은 생면을 말아주는데 입에 쫙쫙 달라붙는다. 두유맛 나지 않고, 콩비린내도 나지 않아서 먹기 편했다. 종종 한 그릇 생각날 것 같다. 딸의 취향에는 콩국수가 그저 그런 것 같아서 딸이 남긴 콩국물을 내가 훌훌 다 떠먹었다.

 

오후에 비 오기 전에 마당 있는 카페에 가서 딸이 채우지 못한 배를 마저 채우고 가기로 했다. 어릴 때 우리 집 담장에도 저렇게 멋진 장미가 그득 피어서 딸기 냄새 같은 장미향이 났다.

 

 

 

*

이곳의 삶에 발을 딛은지 100일 정도 지나고 보니 살이 오른다. 입맛도 좋아지고, 전보다 잠도 잘 잔다. 한 달 사이에 5kg이나 늘었다. 이제 기분 좋게 딸과 함께 맛있는 것 먹는 건 그만해야겠다. 이 정도 후덕해진 것으로 충분하다. 편안해진 것도 있겠지만, 해결하지 못한 고민거리를 꺼내놓지 못해서 폭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마음을 잘 챙겨봐야겠다.

 

이제 이만하면 됐다.

 

*

주말에 함께 남쪽으로 1박 2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토요일 숙소가 비쌀 철이니까 금요일 퇴근하고 곧장 나서기로 했다. 곧 다가오는 내 생일을 핑계로 딸이 순순히 함께 가기로 했다. 여행 생각에 행복하다. 여행 다녀온 뒤엔 굴러다니게 되는 건 아닌지 조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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