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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자유

by 자 작 나 무 2024. 5. 6.

2024-05-06

 

이틀 동안 비 오고 날도 흐려서 꼼짝 않고 집에 있었다. 어차피 내일부터 다시 출근하면 혼이 빠질 정도로 많은 일과 상황을 해결해야 할 텐데 굳이 오늘 나서서 뭔가 하고 싶지 않았다.

 

주방에서 꼼지락거리며 꽤 오랫동안 딸에게 챙겨주지 못한 음식을 몇 가지 만들고, 기름 냄새 많이 난다고 구박받고 끝났다. 나른하고 움츠러드는 몸을 억지로 끌고 뭔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구름 같은 안도감 위에 앉아있었다.  이틀 안에 읽으려고 마음먹었던 책은 한 장도 넘기지 않았고, 표도 나지 않는 집안일에 붙들려 있다가 어느새 가무룩 하게 졸리는 저녁.

 

생각하는 스위치를 끄고 멍하게 있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는 이 없고, 눈치 볼 데 없으니 살 것 같다. 그만큼 늘 뭔가를 충족하기 위해 자신을 긴장시키며 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럴 때 낮잠도 한숨 잤으면 좋았을 텐데..... 금쪽 같은 연휴가 이렇게 다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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