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4
내 삶에 온기를 더해줄 그립고 따뜻한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문득 들었다. 설레고, 그립고, 만나지 못해 아쉬운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에, 감정이 허기져서 가을이 왈칵왈칵 올라오는 하루였다.
어디든 매달리고 싶은 감정이 쭈뼛쭈뼛 어디로도 나서지 못하고, 물끄러미 그림자만 바라본다. 가을이구나..... 이유도 없이 허전해지는 감정을 가눌 수 없어서 잠시 휘청였다. 언제까지 이런 종류의 외로움을 느끼게 될까..... 아직도 철없이 설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이들의 사랑에 간혹 감정 이입되어서 설레는 게 이젠 부끄럽다.
가끔 야생마처럼 날뛰는 심장을 조율하지 않고 그대로 미친 듯이 빠져들고 싶은 사랑..... 그런 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다른 의미로 무지의 베일을 쓰고, 철없던 시절에 가닿지 못했던 사랑의 깊은 의미를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이번 생이 두 번, 세 번 연이어 환생하여 피곤한 지경이어도 맞바꿀 수 있는 선택일까.....
드라마를 통해 보는 사랑에 문득 감정을 실어본다.
*
경성 크리처 시즌1, 2를 이어서 보고 있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공포, 스릴러, 액션, 크리처, 괴수, 시대극, 멜로, 로맨스, 고어, 생존 드라마다. 잔존한 일제 강점기의 찌꺼기가 징글징글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사랑에 감정을 싣고 응원하게 된다.
안타까운 시대적 아픔을 어떻게든 바른 방향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이 역사적 통증은 대물림되어 끝내 고통스럽겠다. 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가해자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역사를 다음 세대가 배우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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