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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03~2009>/<2004>

공연히 찍어본 셀카

by 자 작 나 무 2004. 11. 3.

콧물, 재채기의 계절인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탓인지 쉴 새 없이 재채기를 하다 보니 코끝이 빨개지고 지친다. 수요일은 일이 조금 빨리 마치는 날이라 낮달 언니 화실에 잠시 들렀더니 신형 디카폰을 샀다고 꺼내서 보여주셨다.

시험 삼아 사진을 찍어보니 대단한 고화질 핸드폰은 아니라는데 엊그제 찍어본 동생의 카메라폰과는 차이가 엄청나게 났다. 잠을 잘 못 자서 눈은 퀭하고 부스스하다. 아이처럼 처음 만져본 디카폰을 잡고 요리조리 만져보다 카메라 성능 테스트한다는 핑계로 내 사진을 두 장 찍었다.
 
 
 
 
 
 
얼굴에 주름살 생기는 건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다지만 그래도 갈수록 나이 든 티 나는 내 모습이 가끔은 몹시 서글퍼진다. 나이만 먹고 일없이 사는 내 가볍고 허퉁한 삶이 그림자처럼 얼굴에 드리워져 있으니....

남은 인생은 좀 더 뜨겁게 타오르고 싶다. 추운 겨울을 얼어붙은 땅속에서 견뎌내고 봄을 기다렸다 꽃을 피우는 강인한 인내를 지닌 수목이나 화초의 씨앗처럼....... 때를 기다렸다 꽃 피울 인생의 봄날도 있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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