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꼬맹이는 세 살이 다 되도록 모유를 먹었다. 한때는 이러다 시집갈 때까지 젖을 못 떼는 게 아닌가 하는 장난스러운 걱정을 할 정도였다. 잠들기 전에 안아줘야 잠을 자는 버릇은 남아 있지만 다행히 아주 가끔만 빼곤 가슴을 만지거나 하진 않는다.
그런데 어젯밤은 어쩐 일인지 슬쩍 가슴을 만지며 툭툭 치더니
"엄마 왜 이렇게 푹신푹신해?"
한두 번 만져본 것도 아닐 텐데 뭔가 오늘은 손에 닿는 느낌이 각별했던 모양이다. 살 빠지면 얼굴 살과 가슴살부터 빠진다는 카키님처럼 나도 예외는 아닌지라.... 아이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라서 얼렁뚱땅 얼버무렸다.
"그냥 얼른 잠이나 자..."
내가 뭐라고 설명을 한들 녀석이 아직 이해 할리 없음으로 그 밤에 장황하게 뽕브라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간 우스운 꼴 당하기 십상 아닌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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