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다니던 길에 어느새 오동나무 꽃이 피었다.
흐리고 바람이 불었지만 5월의 바람은 포근했다.
평소엔 다리 건너는 곳을 전환점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코스를
항상 선택해서 걸었지만, 오늘은 시내까지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걸어서 건너온 다리가 저 멀리 보인다.
어릴 때 태어나서 자랐던 동네.
우리 집이 있던 자리는 해안도로 확장공사로 허물어지고 공영 주차장이 되었다.
이순신 장군 사당이 있던 저 계단 아래 마당이 있던 넓은 집 한 채가
이젠 기억 속에 아름아름하다. 소꿉놀이하던 마당의 흙이며 채소들,
화단에 가득했던 꽃이며 나무들, 아침마다 들리던 새소리, 뱃고동 소리.....
학교 가는 길에 항상 지나던 길. 대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이 곳에서
20 년을 살았다. 언제 생겼는지 박경리 시비가 세워져 있었다.
늘 혼자 걸어다니던 길이었는데, 오늘도 여전히 혼자였다.
흐리고 물이 많이 난 날엔 긴 대꼬챙이 같은 걸 찔러서
조개를 파는 배들이 바다 가운데 떠있다.
이곳은 바다가 아니라 늘 호수 같았다. 어릴 적 내 좁은 시야에 들어오는
저 바다 너머 사뭇 먼 곳이 항상 그립게 만들었던 오밀조밀한 섬이며 해안선들.....
서호 시장 골목 안에 있는 원조 시락국집
통영 토박이인데도 저 집엔 처음 가봤다.
잡어를 푹고아서 추어탕처럼 끓인 시래깃국. 반찬은 뷔페식 셀프.
말이 국밥 3000원, 따로국밥 4000원. 혼자 앉아 얼른 먹고 나오긴 괜찮은 곳.
(2010년 500원씩 올랐음)
This little bird - Marianne Faith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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