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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5>

6월 26일

by 자 작 나 무 2015. 6. 26.

요즘 요리와 관련된 TV프로그램이 많다. 시간 맞춰 TV 앞에 앉아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인터넷으로 이미 방영된 프로그램 중 몇 가지는 골라서 보고 있다. 그 중에 요즘 대세라는 '백종원'씨의 레시피를 참조하여 이것 저것 만들어서 맛있게 잘 먹고 있다.

 

제일 먼저 따라해본 것이 짜장라면 끓일 때 고추장 넣는 것이었다. 딸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그리곤 이것 저것 따라해본다. 어제는 참치와 감자를 넣은 조림을 한 냄비 그득 끓여서 단박에 다 먹었다. 딸 친구가 밥 비벼먹으니 맛있다고 남은 것 삭삭 다 먹고 갔다. 나도 많이 해먹어본 것인데 그 사이 해먹을 생각조차 않고 잊고 있던 메뉴였다.

 

 

 

 

 

딸이 오이무침을 싫어한다. 혼자 먹기 위한 음식을 만들기 싫어서 집에서 오이를 무쳐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얼마 전에 오이와 생마늘 부셔서 듬뿍 넣고 식초와 설탕, 소금 간으로 마무리하는 오이무침 레시피를 알게 되었다. 딸 어릴 때 내가 즐겨먹던 음식인데 아이가 조금 자란 이후 거짓말처럼 그 사이 한 번도 해먹은 기억이 없다.

 

최근 들어 오이를 사다가 이틀에 한 번은 이렇게 해먹고 있다. 오이만 무쳐놓으면 잘 안먹으니까 딸이 좋아하는 크래미도 좀 섞었다. 훨씬 먹기 좋다. 그리고 오이를 풋고추와 볶아서 굴소스로 간한 뒤, 스크램블 에그와 섞어서 먹는 간단한 요리도 맘에 들어서 즐겨먹고 있다.

 

백종원씨는 누구나 냉장고 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식재료들을 위주로 음식을 한다는 것이 대중의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나도 그래서 자주 이것 저것 들은 팁을 메모했다가 해먹곤 한다. 한동안 기름떡볶이 엄청나게 해서 먹었다. 딸이 떡볶이 좋아하지 않아서 혼자 몇 봉지를 다 해먹고선, 살이 더 찌는데 기름진 떡볶이 해먹는다고 딸이 자꾸 흉봐서 오이로 주재료를 바꿨다.

 

오이무침과 볶음. 재료 간단하고 조리시간 짧고, 맛이 좋고, 살도 덜 찐다. 오이무침에 집에 있던 사과식초를 쓰다가 최근에 레몬식초를 한 병 구입해서 두 가지 식초를 섞어서 오이를 무쳐봤더니 훨씬 내 입에는 잘 맞다.

 

오후에 마트에서 식재료 주문한 것 배송오면 참치찌개는 또 끓일 참이다. 며칠 햇볕을 못 쬐었더니 기분이 자꾸만 가라앉아서 먹는 것이라도 잘 챙겨먹어야겠다. 딸이 기말고사 기간이라 주말이라도 꼼짝없이 딸이 공부하는 책상 앞에 대기하고 있어야한다.

 

이 묘한 감금 기간이 끝나면 너무 더워져서 놀러다니기도 힘들텐데, 너무 오래 바깥 바람을 못 쐬었더니 여행가고 싶어서 속에서 근질거린다. 딸이랑 항상 같이 다니는 습관이 들어서 혼자 가는 여행보다는 함께 가서 함께 보고 느끼는 여행만 생각하게 된다. 더워서 어디 가기 싫다고 하겠지? 먹고 힘내서 내일 고민은 내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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