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온라인으로 시장바구니 채운 것 오늘 배달 받고, 해질녘에 해물, 채소, 고기 등을 사러 동네 마트에 다녀왔다. 분명히 아까도 바리바리 산 것 다 여기 저기 채워넣었는데 또 살 것이 많다. 딸이 기숙사로 떠난 월요일 이후부터 며칠 동안 밥을 제대로 안해먹었으니 목요일 쯤 되면 뭔가 해먹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생긴다. 신선한 바깥 바람을 쐬고 양팔은 무겁게 장을 봐서 집에 들어왔다. 나갈 때 창문 다 열어놓고 나갔더니 환기는 되었는데 덕분에 공기가 신선하다 못해 서늘하다. 얼른 창문을 닫고 보일러를 틀고, 방안에 콕 들어앉았는데 뭔지 모르게 계속 찜찜하다. 봉골레 파스타 해먹으려고 사온 바지락도 소금물에 담가놨고, 단골 메뉴 꼬막도 소금물에 담가놨다. 냉장보관해야 할 후식용 생크림빵은 냉장고에 모셔놨고, 김치찌개용 돼지고기도 일단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뭘 잊은 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 내가 알아서 다 정리했나보다. 그리곤 30분 넘게 인터넷도 뒤지고, 카페 게시판도 읽다보니 이제 슬슬 배가 고프다. 뭘 먹을까 요리조리 궁리를 하다보니 새로 사놓은 식재료는 내일 딸 오면 해먹기로 하고, 나는 아주 간단한 걸로 한 끼 떼워야지 까지 생각하고 보니 조기를 사온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 게다가 한 마리 구워먹어보겠다고 그릴 안에 넣어뒀다. 미친듯이 주방으로 뛰어나갔다. 30분이나 지났으니 조기는 재가 되고도 남았으리라..... 며칠동안 오메가3 챙겨먹는 것도 잊어버렸더니 드디어 증상이 악화된 모양이다. 깜박거리는 내 머리..... 조기 한 마리 태우느라 가스는 얼마나 닳았을까..... 헐레벌떡 뛰어나가보니 허걱~ 그릴 안에 조기 한 마리가 아주 얌전하게 모셔져있다. 가스도 켜지 않은 것이다. 덕분에 재가 될 뻔한 내 조기는 그릴에서 무사히 구출되어 후라이팬에서 살짝 스타일 구겨질 정도로 구워진 다음, 양념을 얹고 내 장바구니에 담겨온 소임을 다하게 되었다. |
'흐르는 섬 <2010~2019> > <201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춥다..... (0) | 2016.01.25 |
---|---|
먹기 위해 사는 걸까..... 살기 위해 먹는 걸까..... (0) | 2016.01.23 |
1월 15일 (0) | 2016.01.15 |
응팔, 덕선이 엄마 따라잡기 (0) | 2016.01.09 |
1월 6일 (0) | 2016.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