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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6>

아..... 춥다.....

by 자 작 나 무 2016. 1. 25.

어제부터 물도 안나오고 보일러도 고장이다. 일요일이라 AS기사도 부를 수 없어서 하루는 어찌 버텼다. 물이 안나오니 씻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화장실을 쓸 수 없다는 게 가장 곤혹스럽다. 오늘 상황이 어찌 될지 몰라서 어제 밤에 가장 가까운 친구집 딸에게 오늘 집에 갈 수도 있다고 이야기는 해놨다. 

오늘 새벽 6시도 안되어서 그 집에서 전화가 왔다. 이제 막 신랑이 출근했으니 차로 데리러 오겠단다. 말만 들어도 너무 고마운데 집에 있으면서 아침에 딸을 기숙사로 보내고 보일러 수리기사도 불러서 기다려야 하니 맘대로 집을 떠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나중에 가겠다 했다.


전날부터 물이 안나와서 그 전에 해놓은 밥을 다 먹고 아침엔 햇반을 데워서 아이 밥은 먹여서 보냈다. 세수도 못한 딸은 더 일찍 기숙사에 가서 거기서 세수하고 머리를 감기로 했다. 오늘부터 개학인데 학교로 가지 않고 시교육청에서 하는 인재교육원으로 일주일 더 가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밤새 잠을 설쳐서 딸이 가고 난 뒤에 전기장판의 온기에 몸을 맡기고 이불을 겹겹이 덮고 잠들었다. 어제 온풍기로 데워놓은 공기가 너무 탁해서 더 이상 온풍기를 틀 수도 없다. 한낮이 되니 영하로 떨어졌던 바깥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는 듯 하여 환기를 시켰더니 자판을 치는 손가락이 그대로 얼어붙는 듯 하다.


생수라도 사놓은 게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전기주전자에 물을 끓여서 뜨거운 물이 담긴 컵으로 언 손가락을 데웠다. 화장실 자주 가야하니 신경쓰여서 물도 많이 못마셨는데 이젠 배도 고프니 어쩔 수 없이 따뜻한 국물이라도 만들어 먹어야겠다. 빨리 보일러 수리기사가 와서 보일러가 돌아갈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그래야 마음놓고 친구집에 가서 좀 씻고 사람같이 앉아서 밥 한 술 먹어보게. 생수로 눈만 씻고 꽤재재한 꼴이 참 웃기지도 않다.


오래된 이 건물은 애초에 부실공사를 해서 벽에서 바람이 다 새어들어오는 것 같은데 보일러 호스도 듬성듬성 깔아서 별로 따뜻하지도 않았지만 그마저도 되지 않으니 집안이 시베리아 같다.  차라리 밖에서 걸어다니는 게 훨씬 낫겠다. 


보일러 수리때문에 계속 대기상태로 이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 친구집 갔다가 추워서 집에 돌아오기 싫을까봐 지금은 나갈 수가 없다. 라면 먹고 좀더 기다려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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