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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7>

1월 3일

by 자 작 나 무 2017. 1. 3.

해가 바뀌었어도 별 감흥은 없다. 그냥 그날이 그날 같은 날의 연속이다. 그동안 체중이 상상한 것 이상으로 늘어서 살을 뺀다거나 하는 생각 자체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 그냥 방에 콕 틀어박혀서 지내고 있다.


건물 누수공사 때문에 한동안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이 곳 통영의 하늘처럼 맑은 하늘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아직 집에 들어가서 지낼 수는 없지만, 문득 카페의 넓은 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맑고 파란 것이 하늘만 봐도 뭔가 다르다. 


2년 뒤 딸이 대학진학을 수도권으로 하게 되면 그곳으로 옮겨가서 살아야 할테다. 그때까지 조금씩 짐을 줄이고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조금씩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들 때 없던 짐들이 너무나 많아서 뭘 어떻게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젠 시간이 더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단다. 딸이 친구들과 그렇게 학교 생활을 하고 같이 급식을 먹고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이 그다지 많이 남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엊그제 정말 오랜만에 복권을 사면서 당첨되면 바로 수도권으로 이사가자던 말을 하던 아이의 마음은 속에 길이 여러 갈래라서 말을 할 때마다 적당히 걸러서 알아 들어야 한다.


너무 오랜만에 복권을 어쩌다 사긴 했지만, 내게 요행수가 없음을 잘 알기에 그걸 빨리 맞춰봐야겠단 생각이 들지 않아 아직 그대로 뒀다. 딸이 며칠 전 꿈에 대통령을 만나 황당한 일도 뺨을 맞는 꿈을 꿨다며 툴툴거렸다. 그래도 나름 유명인사를 꿈에서 봤으니 일단 복권을 한 번 사보기로 했다. 곧 복권이 꽝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딸에게 알려야 하는데 그 날을 며칠만 더 미뤄봐야겠다.


억지 희망이라도 만들어야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또 다른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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