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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7>

집 앞 카페에서.....

by 자 작 나 무 2017. 1. 3.

노트북 들고 집 앞 카페에 나온 김에 한참 블로그에 주절거릴 기회가 생겼다. 계속 손님없이 조용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들이 우르르 들어오시더니 아줌마부대 못지 않게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집에 가면 아직 욕실 사용을 할 수 없으니 이대로 휙 나가기엔 내가 아쉽고, 시끄러우니 머리가 아프다. 


꽤 오래 병원을 들락거리고 약을 타서 먹고 주사를 맞고 지겨울 정도로 병치레를 했다. 내성이 생겨서 약이 듣지 않아서 병원 약은 끊었다. 그냥 몸이 괴로운 것이 내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시름시름 아프다 몇 달을 아무 기억없이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블로그에 뭔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뭘 하고 지냈는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1월 1일에 밖에서 밥을 먹으면서 작년 이 맘 때는 뭘 했냐고 묻는 딸에게 블로그에 기록한 것을 토대로 더듬더듬 그 하루를 그려줬다. 그마나 가끔 블로그를 들춰보며 그때 일들을 다시 보게 되어 그 정도의 기억도 남는게 아닌가 싶다.


기록하지 않은 날들은 기억 속에서 더 쉽게 사라진다. 지겹게 아프고 또 아픈 날들은 그렇게 사라지면 오히려 더 좋다. 그래서인지 한동안 덜 아픈 동안 내가 몇 해 동안 얼마나 많이 아프고 힘들었는지 잊고 지냈다. 다시 지독한 기침 가래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지경이 된 후에야 나의 아프고 힘들었던 30대의 날들이 조금씩 떠올랐다.


언젠가 이 지겨운 증상들이 말끔히 사라지는 날이 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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