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기침, 가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병원에서 약을 받아먹기 시작한 지 열흘째. 그나마 그 약이라도 먹지 않으면 도무지 한시도 가만히 말을 할 수 없는 정도이니 일시적인 통증 완화와 증상을 잠시 약하게 하는 정도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때마다 약을 먹고 있다.
오늘은 새벽부터 오후까지 계속 비가 내렸다. 딸이 수학여행을 떠났다. 새벽 5시에 공항으로 출발하는 단체 버스에 타기 위해 3시 반에 일어났다. 아침밥까지 챙겨 먹고 새벽 4시 반에 집을 나서서 약속 장소에 도착한 뒤 공항엔 여유 있게 도착하여 일본 간사이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다.
단체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 와이파이가 된다며 사진과 카톡을 수시로 보내는 걸 보니 수학여행이 아주 신나는 모양이다. 막상 신청해놓고 그다지 친한 친구가 없어서 혼자 돌아다니고 방에서 같이 잘 친구도 없다며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더니 그 문제가 어떻든 해결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다.
나도 이틀 정도 외박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니 가보기 힘든 제주의 봄 길을 걸어보러 갈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내 몸 상태로는 동네 마트 나가는 것도 힘겹다.
집에 딸이 없으니 밥통이 비어도 밥하기가 싫고, 내 배가 고파도 음식 준비하기도 싫다. 냉동실에 쟁여둔 냉동식품을 데워먹는 것으로 저녁을 끝냈다. 냉장고에 죽 쒀놓은 것이 있긴 하지만 한동안 죽을 너무 자주 먹어서인지 그냥 의욕이 없어서인지 그것도 챙겨 먹기가 싫다.
자유로운 시간이 생겼음에도 몸이 이 모양이니 이틀간의 자유를 방구들 지고 누워서 병치레하는 것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 면역력이 너무 떨어져서 작은 증상도 쉽게 이겨내지 못하고 길게 이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1인 병실에 입원한 듯, 아주 조용히 이불과 친하게 지내야겠다.
오늘 딸이 도톰보리에서 디카로 찍은 사진을 핸드폰 카메라로 다시 찍어서 카톡으로 보내온 사진. 핸드폰 카메라보다 디카 사진이 더 좋다며 카메라 가져간 걸 잘했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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