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ver lost'를 붙이고 다니면서도 자주 길을 잃곤 했다. 시골길은 GPS 정보에 문제가 좀 있었다. 출구를 막아 놓은 길들이 더러 있었다. 그럴 때마다 들길을 따라 한적한 곳을 달리다 다른 길을 찾아들곤 했는데 그렇게 길을 잃고 헤매게 된 순간마다 펼쳐지는 풍경들을 오히려 즐겼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잘 못먹거나 이동하는 중에 적당히 끼니를 떼우지 못했을 때는 익숙한 맥도날드를 찾아다녔다. 지영이는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풍선을 가지고 놀거나 놀이터에서 열심히 미끄럼도 타고 낯선 곳, 낯선 사람들 속에서도 늘 즐겁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에트르타에 도착했을 땐 한참 저녁을 넘긴 시각이었다. 그곳은 저녁 6-7시 전후로 가게문을 일제히 닫는다. 기념품 가게에서 길에 내놓은 물건들을 들여가던 즈음, 마침 가는 길목에서 만난 예쁜 바람개비들이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지영이는 놀이터만 보면 뛰어들어서 놀았다.
지영이 뒷좌석에서 안전벨트 안해서 고속도로에서 경찰에게 잡혔다. 처음에 경찰이 차를 세우라 했을 땐 불어 못하는데 뭐라고 둘러대나 고민했는데 속도 위반이나 뭐 다른 이유가 아니어서 지영이가 벨트매게 하고 바로 풀려났다. 그 와중에도 나는 카메라를 들고 찰칵~ 우리가 타고 가던 차가 아니라 우리보다 먼저 잡힌 차를 찍었다. 프랑스 경찰복 바지에 저 특이한 줄무늬는 뭘까?
휴가철이라 저런 풍경이 너무 흔하다. 가족 수대로 차 위나 아래에 자전거를 싣고 여행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말 부러운 풍경이다. 유럽연합국을 국경없이 넘나들며 어디든 저렇게 여행다닐 수 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가족 수대로 올려진 자전거들조차 내 눈엔 다정해 보였다. 서로 나란히 어깨를 기댄 모습같아 보여서.....
파리로 들어가는 주말, 톨게이트에서 엄청 밀렸다. 내려서 쉬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독일에서 여행 온 청소년들로 가득했던 빨간 차. 얘네들은 문을 열어놓고 뭐라고 장난을 치며 놀았다. 옆 차선에 섰다가 차선을 바꿨을 때 뒤쪽을 보니 구멍난 부분을 땜질한 것이 장난기와 호기심 그득해 보였던 그들의 얼굴처럼 익살스러웠다.
다시 어디로든 떠나고 싶지만 빗소리를 들으며 방안에서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들을 꺼내보며 지나온 풍경들과 느낌들을 열심히 되새김질하고 있다.
* 엠파스에서 애초에 포스팅할 때, 이 글에 Tracy Chapman의 Let It Rain을 깔아놨었다.
음원을 다시 찾을 수가 없어서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 곡을 찾아 들으며 아쉬움을 달랜다.
이 사진과 글을 엮어 놓았을 때의 느낌들이 그 곡과 잘 어울린다고 느꼈었나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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