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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9>

2월 5일

by 자 작 나 무 2019. 2. 5.

오랜만에 바닷가에 산책을 나갔다. 

가는 길에 천 원짜리 한 장을 주웠다.

어쩐지 어디든 자랑을 하고 싶었는데 말할 데가 없다.


이런 사소한 내 일상은 혼잣말로 묻히고

머리 속에서 맴돈다.


해질녘 나선 걸음이 바닷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돌아오면서도 마음이 물 드는 소리 따라 흔들렸다.


숱하게 혼자 걷던 길이다.

늘 돌아오는 길엔 흐트러졌던 마음을

단단히 동여매고 오려하지만

사람들이 보이는 건물이 있는 모퉁이를

돌아서며 붉은 빛이 바다에 어룽이는 걸

마주한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혼자 속으로 되뇌이는 말이 

가슴에서 걸려 울음이 터져나온다.


그동안 그 길을 걸으며 어느 지점에선가

눈물이 나려고 할 때마다 잘 참았는데

오늘은 아무도 오지 않는 길목까지 가서

소리내어 엉엉 울 생각도 없었는데

눈물이 난다.


난 왜 이렇게 이런 날만 되면

가슴에 얼음덩이를 얹은 것처럼 

시리고 외롭고 아플까......


이른 새벽에도 잠에서 깨서 혼자 울었다.

내 주변에 나를 챙겨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어찌 표현하고 감사를 전할지

생각하다 북받쳐서 울었다.


그냥.....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 힘으로 버티며 견디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혼자 걷는 바닷가엔 등 뒤로 따라오는 바람도

말없이 그냥 스치기만 한다.


누구 한 사람 내게 말을 건네는 이가 없다.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15년이 훌쩍 더 지나도록

그 길을 혼자 걸었어도 내내 그랬다.


일 년에 딱 하루, 아니 딱 이틀만 

잘 견디면 그만인데.....

가을엔 그나마 달빛 아래 사진이라도

찍으러 나오니 견딜만 했다.


겨울엔 고아도 아닌 것이 

딸이랑 둘이 사는 게 무슨 큰 흉이라고

가족들 사이에 끼지도 못한다.

오갈데 없는 걸음이

서럽게 바닷가를 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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