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20~2024>/<2020>

바닷가에 나가기가 싫어졌다.

by 자 작 나 무 2020. 9. 4.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 2가 시작됐다. 넷플릭스에서 자꾸 시청률 순위에 오르기에 요즘 세태와 관련 있으니 뜨나보다 생각했다. 시즌 1만 봐서 시즌 2가 나올 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다가 클릭해보니 새 시즌을 방영하고 있다.

마침 시즌 2 첫 편에 나온 사건의 배경이 통영이다.

 

시즌 1에서 검사 역을 맡은 주인공 한 명이 좌천되어 간 곳이 통영이라는 설정에서 사건 장소도 통영으로 쓴 모양이다. 통영은 공직자에겐 그런 곳이다. 할 일을 하지 못하게 발목을 꺾어서 묶어두는 곳. 서지현 검사가 그런 경우로 통영지검에 와있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사건 현장인 통영의 바닷가라고 찍어놓은 곳은 결코 남쪽 바다가 아니다. 수평선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이 동네에 그렇게 넓은 모래밭과 시원한 수평선이 보일 리 없다. 수평선밖에 보이지 않는 바다보다 오밀조밀한 섬이 많은 이곳이 덜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확 트인 수평선이 보이는 바닷가에 가서 한나절 가만히 앉아있고 싶다.

 

지금 나가서 아무리 바닷가를 훑어봐도 섬과 섬 사이에 호수 같은 바다밖에 볼 수 없다. 그조차도 통영에 돌아온 지 거의 2주가 다 되어가는데 딱 한 번 나갔다 왔다.

 

여름 바닷가에 주차해놓고 텐트 치고 캠핑을 하지 말아야 할 곳에서 불피우고 캠핑하며 고기 굽는 사람이 많아서 바닷가는 머리 아프고 냄새나고 더럽기까지 하다. 정나미 떨어져서 바닷가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났다.

 

한때 그랬던 바다가 몇 년은 깨끗하고 좋았는데 최근엔 바닷가 근처에 리조트와 펜션이 즐비하고 바다와 가까운 곳에 골프장까지 허가해주고 골프장 리조트에서 내려오는 하수와 오물이 더럽게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보고 나서는 고향인 이곳을 뜨고 싶어졌다.

 

썩어 문드러질 것들! 돈이랑 바꿀 것을 바꿔야지!

'흐르는 섬 <2020~2024> > <2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은 영상 세대  (0) 2020.09.05
고기 반, 김치 반 김치찌개  (0) 2020.09.04
더는 못 참겠어  (0) 2020.09.04
9월 4일  (0) 2020.09.04
우렁각시  (0) 2020.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