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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0>

닥터 스트레인지 1

by 자 작 나 무 2020. 12. 1.

"나는 정말 그런 존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야."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틸다 스윈튼이 맡은 '에이션트 원' 같은 존재가 히말라야 어딘가에 정말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남 샘께서 그분 특유의 알렉 볼드윈 같은 표정을 지으시며 나를 보며 그런 말씀을 하신다. 며칠 전에 운동장 돌면서 종교와 정치적 성향이 다를까 봐 조심스럽게 하던 이야기를 잘 받은 뒤여서 마음 편하게 말씀하시는 모양이다.

 

엊그제 연구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내가 20대 후반에 대구 팔공산 은해사에서 받은 코끼리 꼬리털로 만든 반지 이야기를 했더니 '히말라야 수도승'이 끈이 되어 이야기가 그렇게 이어졌다. 

 

현재 그분께서 사는 산동네 위쪽에 수련하는 어떤 부류가 집을 짓고 들어왔다며 히말라야 같은 곳에는 더한 이도 있을 것이란다. 그래서 영화 속에 그려진 그들의 존재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만큼의 표현으로 존재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했다. 꼭 그런 척박하고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장소가 아니어도 곳곳에 그런 이들은 있다.

 

그들의 선한 에너지장이 악의 무리가 세상에 칠갑하는 것을 겨우 견제하여 이만큼 버티며 천천히 망해가는 것이 아니겠냐고 이야기는 더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서 끊어졌다. 

 

내가 어느 편인지 알 수가 없어서 말씀을 조심스럽게 하신다기에 나는 약한 자의 편이라고 말씀드렸다. 의외로 사적인 대화와 잡담을 쉽게 하니까 색이 드러나고도 남음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색깔을 알 수가 없어서 말을 꺼내기 어렵다는 말씀에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 욕심은 분명하다. 누군가는 죽음도 아닌 죽음으로 증명하고자 했으나 나는 살아서 그것이 가능한지 자신에게서 확인하고 싶다. 이렇게 큰 욕심을 가졌으니 작은 욕심에 연연해하지 말고 균형을 유지해야겠다. 지금은 다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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