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산청 장날에 잠시 들렀던 로스팅 카페에 낮에 들렀더니 마침 커피 볶는 냄새가 좋다.
커피 볶는 냄새가 너무 좋아서 코로도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다.
구경하고 커피 한 잔씩 사 들고 점심시간 콧바람 좀 쐬고 돌아오니
다음 독서토론 모임에서 읽을 책이 도착했다.
요즘은 새 책을 받으면 설렌다.
통영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진주에서 배차 간격 긴 시외버스를 기다리다가 잠시 남강을 보며 걷다가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버스 시간 많이 남았는데 그냥 다음 버스 타고 우리 밥이나 같이 먹을까?"
바쁘고 식욕 없으시단다. 한 달 넘게 밥 한번 같이 먹은 기억이 없는데...... 집에서 만난 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이렇게 서로 각자의 인생으로 걸어 들어가는가 보다. 심리적 이유기 같은 것도 없이 우리는 올가을을 기점으로 21년 차 동거인으로 애착도 아랑곳없이 깔끔하게 갈라섰다.
딸이 워낙 Cool~ 하니, 어미인 내가 끈적하게 굴기도 그렇고 해서 며칠씩 전화 안 하면 나도 전화 안 한다. 바쁘다는데 뭐..... 딸이 연애라도 시작하면 나는 완전 찬밥 신세겠다.
섭섭하지는 않은데 허전하다. 함께 사는 것에 익숙했던 내가 생전 처음 혼자인 삶을 살아야 하는 것에 아직 익숙해지지 못해서 그런 거겠지.
텅 빈 집에 혼자 돌아와서 환기하고 청소기 돌리고 밥 같지도 않은 것을 꾸역꾸역 혼자 먹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반려견을 들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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