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해도 그냥 좋은 사람은 계속 그냥 좋고, 그냥 싫은 사람은 계속 그냥 싫다. 이성적인 계산 이전의 본능 혹은 직관의 선택이다.
좀 갸우뚱해지던 사람 중에 시간이 지나면 제대로 눈에 보여서 싫은지 좋은지가 판가름 나는 사람이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끝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 느낌대로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을 구분하게 된다.
눈으로 먼저 들어온 사람이 있고, 마음이 먼저 읽은 사람이 있다. 눈으로 먼저 들어온 사람은 그 빛에 가려져서 오히려 사람을 온전히 읽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면 일단정지. 오래 지켜본다.
마음이 먼저 결을 읽은 사람은 오래토록 잊지 못한다. 나와 비슷한 결을 가졌으나 나와는 또 다른 행성에서 왔을 것 같은 사람......
어언 18년 전에 잠시 알게 되었던 사람이 최근에 연락을 했다.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냥 싫었던 사람에 대한 느낌은 선명한지 여전히 그냥 싫어서 차단했다. 객관적으로는 괜찮은 사람인데 이성으로는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새삼스럽게 시간이 그만큼 흘렀다고 좋아질 것 같진 않아서 대답 않고 바로 차단했다.
의외로 아닌 것 같은 상대에는 참 냉정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상대일 수도 있으니까 좋아도 좋다고 말 못 한다. 나도 대놓고 내색은 하지 않으니까 상대는 끝내 알지 못한다. 내가 얼마나 저를 별로라고 고개 젓는지 그는 모른다. 혹은 내가 얼마나 저를 좋아하는지도 모를 거다.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도 못 한다. 그냥 이렇게 세월 보내다가 잊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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