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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1>

SD카드 리더기를 찾아라

by 자 작 나 무 2021. 4. 10.

오후에 산양면에 있는 수목공원에 다녀왔다. 혼자 있으니 시간에 구애받을 일도 없고, 밥도 안 해도 되고 나가고 싶을 때 나가면 되는데 왜 그렇게 주말에 한 번 나가는 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이번 주말에 처음으로 비가 오지 않는다.

 

걸어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한 한적하고 인적 드문 길에 걷는 사람은 역시 나 혼자다. 그래서 마스크 벗고 걸었다. 한참 걸어서 산유골 수목공원에 도착해서 디카로 사진을 꽤 찍었다. 생각만큼 많이 걷지는 않았지만 꽃 사진 찍느라고 정신이 팔려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놀았다.

 

 

 

 

 

 

 

 

 

 

 

 

 

 

 

 

 

 

디카로 사진을 거의 다 찍어서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은 몇 장 되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니 SD카드 리더기도 어디에 뒀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고, 리더기 없이 카드를 읽을 수 있는 컴퓨터는 파워 수명이 다 돼서 멈춘지 오래다. 사진 정리하면서 저녁 시간을 보낼 참이었는데 이 상황이 어이없다. 피곤해서 리더기 사러 시내 돌아다닐 엄두도 나지 않고, 거실부터 공부방까지 꽉 찬 이삿짐을 손댈 엄두도 나지 않는다.

 

딸이 자취하면서 들고갔다가 들고 온 짐, 내가 산청에 한철 살다가 오면서 들고 온 짐까지 이삿짐이 바리바리 돌아와서는 그 자리를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 도대체 저 많은 물건이 어디에서 나왔단 말이지? 들어갈 자리를 찾기엔 너무 많기도 하고 손대기도 싫다. 그런데 디카로 찍은 사진은 옮겨야 하니까 오늘 쉬고 내일 정리해야겠다.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야만 발견할 수 있을 텐데.....

 

우선 첫 번째 용의자. 작년에 즐겨 쓰던 분홍색 비닐 필통을 찾아보기. 거기에 넣어뒀을 가능성이 일단 반짝반짝.

 

*

"필통아 어딨니?"

소리 내어 불러봐도 필통이는 답이 없다. 거실 바닥에 있던 박스 몇 개를 뒤지고 컴퓨터를 모셔놨던 책상 근처도 기웃거려 보다가 내 방에 돌아오니 눈 앞에 필통이 있다. 그런데 필통 안에 리더기는 들어있지 않다. 그것만 찾으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필통 안에 없으니 이제 슬슬 신경 쓰인다. 도대체 나는 그 작고 하얀 물건을 어디에 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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