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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1>

오~ 트롤브루

by 자 작 나 무 2021. 4. 25.

어제저녁에 한 캔 따서 딸이랑 나눠 마셨던 트롤 브루 한 캔을 혼자 다 마셨다. 500ml짜리 맥주 한 캔을 혼자 다 마시지 못할 때가 흔한데 이건 알코올 2.4% 라는 수치를 봐서 그런지 겁 없이 한 캔을 다 마셨다. 어제야 알았다. 이 맥주가 이렇게 약한 술이라는 것을.

 

딸내미는 기숙사로 떠나고, 나는 이젠 몇 오라기 뽑아서는 감출 수 없는 흰 머리카락을 염색하기 위해 천연 헤나 가루를 타서 네 시간 이상 풀냄새를 맡고 있었다. 그 사이 우중충해지는 기분에 생각나는 대로 쓰다가 어제 딸이 알려준 게 생각나서 조금 전에 트롤 브루 레몬맛을 따서 맛있게 마셨다.

 

얼굴이 조금 발개지고 기분도 좋아져서 세탁기에 들었던 빨래를 꺼내고 버릴 쓰레기 정리도 했다. 이 맥주는 우리 집에서 꽤 먼 대형마트에만 팔던데 이것 사러 조만간에 그 마트에 다녀와야겠다. 기분이 가라앉을 때 가끔 와인을 마시기도 하지만, 이렇게 시원하게 음료수 마시듯 한 캔 정도 마실 수 있는 맥주도 마셔보니 괜찮은 것 같다.

 

걱정거리도 없었는데 기분이 좀 우울해져서 생리전 증후군인가 해서 거기 휩쓸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단순무식 멍하게 앉아 있었다. 그래도 뭔지 모르게 부족해서 이걸 한 캔 마셨더니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너 앞으로 나랑 자주 만나자! 트롤브루.

 

내일 아침에 사무실에 새 원두 들고 가는 것 잊지 말기~

 

혼자 있으니까 또 괜찮아지긴 하지만, 확실히 딸과 함께 있을 때와 혼자 지낼 때는 너무나 많은 것이 다르다. 난 혼자는 못 살겠다. 어떻게든 해야겠다.

 

코로나 19가 종식되거나 상황이 많이 나아지면 유럽에 큰 강을 따라 혹은 호숫가 둘레길 걸으러 꼭 다녀와야겠다. 오늘 문득 어느 블로그에서 그 블로거가 남편과 함께 유럽에 살면서 여행 다닌 곳 풍경을 보게 되었는데 어김없이 심장이 뛰었다. 가고 싶어서 눈이 동그래졌다. 가방 하나 메고 내가 걸어보지 못한 들길, 산길을 걸으러 얼른 날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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