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를 연이어 그렇게 많이 먹게 된 것은 그때가 시작이었다.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통증에 시달리다가 급하게 응급수술 날짜를 잡았다.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고 몇 달을 앓고 지냈다.
오늘 문득 든 생각은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같은 병은 또 생길 수 있다는 거다. 수술받아서 그대로 다신 아프지 않을 줄 알았던가. 생활이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또 아프기 시작하니 정말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나....... 그냥 편하게 살란다. 힘 안 주고 슬슬 살면 안 될 이유도 없잖아. 이미 한참 지나와버려서 이젠 다시 돌려서 그때 해내지 못한 것을 한다고 애 써봐야 달라질 것도 없는데...... 나 그냥 안 아프고 살기만 하면 안 될까. 좀 못나 보이면 어떠니.
알면서 깜박하고 또 무리한 짓을 벌이는 나를 발견했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조금 더 바꿔보자. 그래야 산다. 제발 재발하지 않게 네 멋대로 살아. ㅋㅋ 그럼 괜찮아질까?
나도 지금 대학생쯤 되어서 좋아 보이는 남학생 쫓아다니며 연애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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