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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1>

헤이즈의 '헤픈 우연'

by 자 작 나 무 2021. 6. 23.

 

 

 

헤이즈 목소리에 반했어~~~

 

좋으면 수십 번, 수백 번 연거푸 듣는다. 한 며칠은 악동뮤지션의 '뱃노래'를 수없이 들었고, 오늘은 저녁 먹고 딸이랑 둘이 이 노래에 꽂혀서 수십 번 연거푸 들었다. 

 

좋은 스피커 이야기가 나왔다. 20대 중반에 지금처럼 택배가 흔하지 않던 1990년대 중반에 버스 타고 용산까지 가서 미니 오디오를 골라서 사 온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땐 고성군에 살 때다. 고성군에서 서울 가려면 마산에 가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해서 대구 방향으로 이어진 고속도로를 타고 지겹게 달려야 했다. 

 

그 길고 지겨운 이동 시간과 거리를 견디기 힘들 때 진주 공항에서 비행기 타고 서울에 자주 들락거렸다. 아마도 그때도 비행기 타고 서울 가서 혼자 용산전자상가를 헤매다 어찌어찌 그 오디오를 사 들고 왔다. 그만큼 소리에 민감하고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는 내 성향에 관해 이야기하니 신기한지 딸이 가만히 듣다가 웃는다.

 

이야기하다 보니 나도 그 시절의 내가 기가 막혀서 웃음이 피식 나온다. 다시 그때만큼 날렵한 몸으로 둔갑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다. 

 

강원도

강릉에 가고 싶다.

아주 먼 곳에 가고 싶을 때마다 버스 환승까지 예닐곱 시간은 족히 걸리던 서울에 갔다가 청량리에서 혼자 강릉 가는 기차에서 밤새 어두운 창밖에 비치던 자신과 마주하던 시간이며, 동서울 터미널에서 춘천 가는 버스를 탈지 강릉 가는 버스를 탈지 고민하던 시절의 자유로움은 무모하고 거칠고 순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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