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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1>

7월 1일

by 자 작 나 무 2021. 7. 1.

 

그는 일기에서 "'가정의 공포'라는 무시무시한 병"과 "아주 어렸을 때부터 느꼈던 외로움, 가족과 학교 친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고독한 삶을 살 운명이라는 느낌"으로 인해서 겪는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프랑스를 떠나 "일상"(이 시인에게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말이었다)이 기억나지 않는 다른 곳, 먼 곳, 다른 대륙으로 가는 꿈을 꾸었다. 날씨가 더 따뜻한 곳, 「여행에의 초대」에 나오는 전설적인 2행에 따르면 모든 것이 "질서와 아름다움/호사와 고요와 쾌락"인 곳. 그러나 그는 여기에 따르는 어려움도 알고 있었다. 〈'여행의 기술' 중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에서 발췌〉

 

괜찮은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을 때. 침묵과 잠으로 이 바람 같은 시간의 터널을 그대로 통과하고 싶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빚는 괴로움이란 것이 10대나 20대의 전유물만은 아닌 모양이다. 스물두 살이나 할 것 같은 삶에 서툰 이가 어느 날 길바닥에서 남의 시선 아랑곳없이 훌쩍훌쩍 아이처럼 우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최근에 힘든 줄도 모르고 하루를 보내고 어두워진 퇴근길에 겨우 올라탄 버스에서 나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엉엉 울었던 날이 있다.

삶이 제공하는 원천적 피로감은 그렇게 한 번 울고 쉬면 풀린다.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것이니까.

그런데 특정한 감정을 속에서 키워서 만든 이 허상이 전신을 훑고 지나는 것 같은 환상통에 시달릴 때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생각의 스위치를 끄는 것뿐이다.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아서 읽던 책 내용을 천천히 베껴 썼다. 그다음에도 내 신경은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엉뚱한 사소한 일에 초점이 맞춰져서 내 신경을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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