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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센스 등

by 자 작 나 무 2022. 9. 11.

해 뜰 무렵, 가만히 누워 있는데도 현관에 센스 등이 자꾸만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한다. 아무리 센스 등이 센스가 없다고 해도 어찌 추석 이른 아침부터 저 난리를 쳐서 겨우 든 잠을 깨우고 또 깨우는 걸까?

 

소리도 나지 않는데 이상하다. 고장? 아니면 뭔가 이상한 존재라도? 잠이 덜 깬 상태로 엉뚱한 상상을 하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누군가 막다른 곳에 있는 이곳 복도에 소리 없이 서성이는 탓에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 근처 반경 어느 정도에 있으면 안이나 바깥쪽이나 움직임이 있으면 켜지는 원리니까 누군지 모르지만 그 새벽에 문 앞에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는 누군가 있는 거다. 이런 원룸촌에 명절맞이 빈집털이라도..... 까지 생각하니 털어갈 것도 없을 이런 곳에 애써서 도둑질하러 들어올 사람이 있을까 싶다.

 

살짝 오싹해졌다. 노트북을 열어서 뭔가 사람 소리가 나는 영상을 켜놓고 겨우 다시 잠들었다.

 

오늘도 역시 늦잠 잔 딸과 외출하려다 보니 전단지가 문 앞에 붙어 있다. 전단지 붙이는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이 다녀가서 새벽에 그렇게 몇 번씩 센스등이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했나 보다.

 

먹고 살기 참 힘든 세상이다.

 

 

*

얼마 되지 않는 전 재산을 담보로 복권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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