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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기분 전환

by 자 작 나 무 2022. 9. 25.

숲에서 충전이 되니 절로 웃음이 났다. 한동안 매일 거기서 산책하면 금세 좋아질 것 같다. 처음 함양 상림에 갔을 땐 너무 좋아서 그 동네로 이사하고 싶었다. 근처에 인가도 그리 많지 않고, 상가도 거의 없었던 때에 돈 있으면 그 동네에 땅 사서 집을 짓고 싶었다.

 

거기 서 있는 큰 나무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맑고 좋았다. 그 시절엔 호흡기 질환을 심하게 앓아서 밤낮없이 기침을 계속해서 몹시 괴로웠다. 잊고 지내다가 가끔 기침이 나면 그때 내가 어떻게 견디며 살았을까 싶다.

 

오늘 상림 공원 산책을 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농장에 찾아갔다. 밤 따기, 군밤 만들기 등등의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초대장을 보내줬는데 지난 주말에 치른 일 때문에 심장이 울렁거려서 낯선 사람과 어울리는 자리에 나갈 수가 없었다. 행사가 끝난 뒤에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갔다가 커피만 한 잔 마시고 나왔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때문에 잠이 안 올까 봐 걱정했는데 일기 쓰는데 눈이 그대로 붙을 것 같다.

 

꽃길 걷고, 숲길 걷다보니 이상하게 호르몬이 과하게 넘칠 때처럼 이상한 기운이 넘쳤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바람직하지 못한 시골길을 달리고 또 달리지 않았더라면 오늘 밤 무사히 잠들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함양, 산청에 다녀온 것이 꿈결이었던 것 같다. 이 피곤한 몸으로 어떻게 돌아다녔는지 모르겠다.

 

*

낮에 북유럽 여행기를 몇 편 봤다. 내가 가고 싶어하던 곳이 차례로 나왔다. 꼭 가고 싶다. 꼭 그곳에 가고야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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