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때문에 로그인하는 다음 포탈에서 뉴스를 읽거나 댓글을 읽곤 했는데, 이제 댓글창을 완전히 차단했으니 이 동네에서 뉴스를 읽을 일은 없겠다. 이렇게 썩은......
주식장은 폭락해서 쌈짓돈은 휴지가 되고, 입만 뻥긋해도 압수 수색을 한다니까 눈만 굴리다 보니 속이 썩고 간이 썩는 것 같다. 이런 지랄 맞은 때에 연애나 해볼까 했더니 그게 맘대로 되나? 50년 독거노인으로 늙을 생각 하니 서러워서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 눈은 아직도 이마 꼭대기에 붙어서 제자리로 돌아오질 않는다. 내 눈에 콩깍지가 씌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절세미남을 찾는 게 아니라, 그냥 뭔가 느껴지는 상대를 만나야 하는데 어렵네. 정말.
친구들끼리 독거노인 조합 만들어서 같이 살아보기로 했다. 하다 하다가 안 되면 그렇게라도 혼자 살진 말아야지. 며칠 입 꾹 다물고 말 한마디 못했더니 입안에 곰팡이가 피는 것 같다. ㅎㅎㅎ
이 동네 황톳길은 코스가 짧고 길이 좁아서 가서 걷다가 마주치는 사람이 두 번만 가도 수십 번 마주치게 된다. 아줌마들이 자꾸 말을 거는데 마냥 좋지만은 않다. 어느 날은 그중 어떤 아주머니의 노상방뇨도 목격해야 했고, 어느 날은 담배 냄새 풀풀 나는 어떤 남자와 수도 없이 오가며 길에서 마주쳐야 해서 불편하다.
아무나 붙들고 말하고 싶거나 그런 건 아닌 거다. 서울 모임에 한 번 가고 싶지만, 이제 대중교통 이용해서 멀리 가는 것도 힘들어서 못하겠다. 마음도 몸도 예전 같지 않다. 이렇게 점차 기운 빠지면 가려던 세계 여행도 다시 생각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시적인 현상이겠지만, 요즘은 살아가야 할 날을 생각하면 아득하다. 그래도 그 세월 금세 지나서 언제 이렇게 기운 빠지고 늙었나 하는 생각 들까 봐 오늘 가장 젊고 행복한 날 잘 살아보고 싶다.
오늘 낮에 문득 하동에 청국장 먹으러 가고 싶었는데 1인분을 팔지 않으니 갈 수가 없었다. 내일 딸이랑 같이 밥 먹으러 거기까지 가기로 했다. 오늘 못한 것, 내일은 소원 성취! 청국장에 재첩전 한 장 사주면 동행해 준다니 감사할 따름이다. 앗싸 신난다~!
그럼 또 뭘 바라면 금세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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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년 만에 네이버에 로그인했다. 카키님 블로그에 로그인하지 않으면 가지 않았더니 그동안 읽지 않은 게시물이 엄청나다. 근데 한 시간 전에 포스팅한 '우울증'을 클릭했더니 힘들고 피곤한데 쉬지 못해서 많이 힘드신 모양이다. 그에 비하면 일 저질러서 쉬고 있는 나는 복 많은(?) 사람 같이 느껴진다.
너무 바빠서, 나 대신 돈 벌어다 줄 사람이 없어서 못 아팠는데...... 두 달은 쉬어야 한다는 병원 진단서를 받을 만큼 아프기 전에는 월급 받으면서 쉴 수 없었던 내 신세에 남편 있는 사람이 부러웠는데...... 다 가질 수는 없는 거다.
내가 쉬는 동안 설거지 안 해도, 청소를 안 해도 대신해 줄 사람 없고, 뭐라고 나무랄 사람도 없다.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도와야 할 일도 없으니 공평한 거다. 내 팔자가 상팔자다. 받는 만큼 줘야 하니까 받는 게 없으니 안 줘도 되잖아. 음..... 이렇게라도 나를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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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 노인 협동조합이나 하나 만들어야겠다. 1인분 안 파는 맛집 같이 갈 사람. 혼자 탈 수 없는 레일 바이크 같이 타러 갈 사람. 싱글 카페는 너무 랜덤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니까 불편하다. 게시판에 글 쓰는 것도 말이 많아서 불편하고. 그래서 모임에 오래 못 나갔더니 이젠 댓글도 못 쓰겠고, 거기서 만난 언니 동생들 보고 싶은데 인사도 못하겠다.
이제 복직하면 이런 헛소리를 쓸 기력도 남아돌지 않겠지. 할 수 있을 때 따발따발 딱따구리처럼 글이라도 쓰자.
주말이나 주중이나 똑같이 쉬는데 주말을 앞두고 난 왜 이렇게 외롭냐고.....
불금이다. 불만 많은 금요일의 줄임말. 나에겐 외로워서 불만 많은 금요일 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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