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서 오해받거나 손해를 보느니, 어떤 생각을 했거나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위기에 처할 확률이 줄어든다. 그런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지. 입 다물고 말하지 않으면 그만이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지까지 왜 다 보여줘야 하지? 아주 얕은 허튼 생각이 순간 스쳤다고 말로 내뱉는 이 습성은 필요 이상의 감정 과다 노출과 그에 따른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귀담아듣지 않았어도 들은 척 호응하는 표정과 가벼운 응대로 웃어주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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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선에서 생각하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은 확실히 줄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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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냥 쉬는 날이다. 명절이라고 해봐야 늘 그랬다. 찾아가지도 않고 찾지도 않는 우리만의 휴식 시간.
오늘은 갖가지 통증에 시달리다가 잠시 일어나서 햅쌀을 씻어 앉히고 다시 드러누웠다. 어제 링거 맞을 때 직장에서 왜 연가가 아니고 병가를 쓰느냐고 묻는 전화가 두 통이나 걸려왔다. 그 바람에 화가 발끈 올라왔다. 회복하기 어렵겠다.
하필이면 통증이 최고치에 달해서 병원으로 달려가던 그날 걸려온 전화에 내가 보인 반응도 의외였다. 왜 그런 말까지 했는지 지금은 이해할 수 없다. 난 아프고 힘들고 배고플 때 입을 꾹 다물어야 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복합적인 통증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연휴 되겠다. 쉴 시간이 생긴 것에 감사해야지.
오후엔 뭐든 내 손으로 만들어서 먹고 기운 내서 가을볕 쐬러 나갈 거다. 이렇게 누워서 앓으며 이 좋은 시절을 그대로 날릴 순 없다. 츄르 사서 산동네 고양이라도 만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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