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6
어제 산 고구마를 간밤에 찌고, 오늘은 시금치를 데쳐서 무쳤다.
비 그치고 퇴근길에 다리를 건너면서 잠시 본 하늘엔 선홍빛으로 깔린 구름이 그래픽으로 만든 화면처럼 차창 너머로 펼쳐진다. 이런 풍경에 익숙한 나에게 내륙 지역의 삶은 답답하지 않을까......
세상이 쏟아놓는 온갖 소음이 그득한 곳에서도 문을 걸어 닫은 공간의 침묵이 서먹하다. 눈으로 여기저기를 훑다가 화면을 켜놓은 휴대전화를 괜히 쳐다본다. 새벽에 깨서 몇 시간이나 뒤척거려서 오늘은 일찍 지쳤다. 같은 전철을 밟게 될까 하여 너무 일찍 잠들지도 못하겠고, 지쳐서 머리가 멍하다.
너무 열심히 하지 않기로 마음 먹고도 돌아서면 잊고 너무 열심히 하려고 애쓰는 나를 발견한다. 조금만 더 느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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