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것 자체의 서글픔
넘지 못하고
문지방처럼 툭 걸려서 넘어진다.
나와는 다른 언어로 딸이 나를 어루만져준다.
툭툭 던지는 말 같아도
결이 살짝 다른 표현이어도 그 마음이 보인다.
추위를 견디려고 볕 드는 벽에 몸을 바짝 붙이고 꼼짝 않고 해를 향해 얼굴을 내밀고 섰던 어린 시절 겨울의 그 순간을 기억한다. 그때처럼 피할 수 없는 추위에 온몸을 웅크리고 나를 통과하지 못하는 햇빛을 검은색 종이처럼 흡수해서 더 따뜻해지기를 바랐던 그 순간. 돋보기로 빛을 모아 열을 내듯 내가 그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그날 곱았던 손등이며 얼어붙어서 오그라졌던 손가락...... 어딘가에 흔적처럼 남은 그날 느낀 햇볕 냄새, 바람 냄새도 떠오른다.
입안에 단내가 폴폴 나서 오히려 쓴맛이 아쉬운 이상한 날이다.
*
무게도 없는 삶이 때론 서럽고 눅눅하다.
거울 너머로 비치는 내 눈은 초점 없이 퀭하다.
그래도 사는 거지.....
*
어제 새벽까지 일에 시달려서 오늘 후유증을 앓는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나 열심히 살아야 하지?
퍽퍽하고 시시하게
요령 없는 인생
20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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