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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투덜이

by 자 작 나 무 2024. 2. 28.

2024-02-28

 

내 안에 사는 투덜이는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삶이 간결해진다. 감정 정리를 하지 않고 나오는 대로 떠들면 이상하다. 내가 아닌 것 같다. 

 

어제 나온 시간표를 오늘 확인했다. 헉~소리가 절로 나온다.

카드값 갚으려면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작년에 체중이 급격하게 빠지면서 딸과 함께 사는 동안 불었던 몸이 거의 제자리에 돌아왔다. 딸을 낳아서 키우기 전엔 그만큼 몸이 커진 적도 없었다. 20대였을 때보다 체중이 약간 불었고, 허리와 배 둘레가 현저히 늘어난 게 현재 내 상태의 특징이다. 한 30년 더 지난 뒤엔 어떨까?

 

이사하면서 옷 정리할 때 낡은 옷,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많이 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입지 않을 것 같은 옷이 그득하다. 입을 수 있는 옷이 필요해서 졸업식하고 다음날 익숙한 동네 아웃렛에서 옷을 좀 샀다. 지갑에서 현금을 빼서 썼더라면 그렇게 사지는 못했을 거다. 필요한 게 많고, 가격도 좋아 보여서 내 옷과 딸내미 옷을 몇 가지 샀더니 다음 달에 갚아야 할 카드값이 꽤 많다.

 

이사 들며 쓴 돈도 만만찮은데 남은 몇 번씩 다닌다는 이사를 거의 20여 년 만에 한 번 했으니 그간 이사하면서 들 비용을 한 번에 지출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

오늘은 이렇게 모니터 앞에 앉은 김에 옛날 일기도 한 편 옮기고 책도 몇 장 읽고 싶은데, 딸내미 방에 넣어줄 가구에 페인트칠해야 한다. 내 방에도 페인트칠하고 손잡이 다시 달아야 할 가구가 있고, 식탁을 비롯한 우리 집에서 오래 쓰던 가구는 죄다 페인트칠을 다시 해야 한다.

 

나무 주문해서 내 손으로 만든 가구를 몇 가지 들고 왔다. 벤치 서너 개와 수납장 한 개, 주방에서 잘 쓰던 선반 몇 개를 버린 게 아쉽다. 다 나무로 직접 못질하고 접착제 바르고 페인트칠해서 만든 것이어서 쓸 수 있으면 들고 오고 싶었다. 이사한 집이 살던 집보다 훨씬 아담해서 더 가져올 수는 없었다. 지금도 거실에 정리하지 않은 짐을 어떻게든 정리해서 자리 잡고 안정감 있게 최적화해야 한다. 

 

오늘은 동네 도서관에 가길 바랐는데 집콕, 내 딸은 집순이다. 나는? 나무가 많은 곳에 가서 걷고 쉬고 싶은데.... 현실은 밀린 일 하기. 페인트칠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데 내가 새로 페인트칠해 주겠다며 새 가구를 사지 않아서 내 말에 책임져야 한다. 아.... 이럴 땐 더 늦기 전에 그냥 하는 거지. 그래야지.

 

투덜이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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