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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가구 단장

by 자 작 나 무 2024. 2. 28.

작업 시작~

2009년에 온라인에서 잘라주는 나무를 사서 가구를 꽤 많이 만들었다. 그간 잘 쓰던 가구에 세월의 흔적이 꽤 남았다.  당시에 양철 손잡이를 달았던 가구에 손잡이를 다 바꾸려고 나무 손잡이를 새로 주문했다. 

 

주방에서 그릇장으로 쓰던 것은 경첩이 녹슬고 구부러졌다. 일찍 눈여겨봤으면 페인트 용품 살 때 같이 샀을 텐데 오늘 페인트칠 새로 하려고 보니 녹슬고 휘었다. 그래도 칠만 다시 해주면 쓰겠다고 하니 다행이다. 오래 썼으니 버리고 오자는 말을 하도 많이 해서 한 개라도 더 가져오려고 애썼다.

집 넓이가 다르므로, 이고 지고 쓸 수는 없으니 몇 개 살려서 들고 온 것으로 만족한다. 딸내미 방에 들어갈 수납장부터  작업 시작~

 

오염된 부분 닦고,

사포질 하고,

젯소 발라서 말리고,

페인트칠해서 말리고,

바니쉬로 마감하고 말려서 사포질. 이 단계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작업해야 할 가구를 다 늘어놓고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이 과정을 또 거쳐야 하는 게 다소 번거롭다. 전에 살던 집 거실이 워낙 넓어서 뭐든 펼쳐놓고 여러 개 만들어도 괜찮았다.

상판은 커피 물 발라서 쓰던 의자 두 개, 오늘은 상판 색도 바꿔볼까. 벤치를 서너 개 만들었고, 넓은 집에서 유용하게 잘 썼는데 이 집엔 둘 곳이 없다며 끝내 가져오지 말자고 딸이 말렸다. 그러지 않았으면 아까워서 다 들고 왔을 테다. 소파 사지 않고 등받이 있는 벤치에 쿠션 깔고 쓸 수도 있었다. (내 생각일 뿐)

 

수납형 벤치는 식탁에 놓고 잘 썼는데 아일랜드 식탁 높이에 비해 조금 낮다고 딸이 그렇게 불평하더니 결국 멀쩡한 것을 다 버리고 왔다. 내 손으로 만들었다고 손때 묻은 가구도 함부로 놓지 못하는 나를 딸이 말려줘서 이만큼만 들고 온 거다. 

손질해야 할 수납장이 세 개 더 있다. 책상, 식탁, 수납장까지 칠 다시 해야 할 나무 가구가 넓지도 않은 집에 꽉 찼다. 딸이 눈치 줄까 봐 시간 날 때 얼른 예쁘게 색칠해서 정리해야겠다. 오래 썼고, 지저분해졌는데 버리지 않고 모시고 간다고 꽤 눈치를 받았다.

 

흰색 페인트에 아크릴 물감 타서 상판과 문짝을 다시 칠해놓으니 깔끔하다. 눈이 침침해서 예전에 칠했던 색깔보다 살짝 진한 색으로 만들었다. 똑같은 톤으로 만들어서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었는데 조명 아래에서 내가 원하는 색이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페인트 새로 칠한 가구가 말끔해져서 딸이 좋아한다.

 

원목으로 만든 모니터 받침도 다시 칠했다. 시간만 넉넉하면 책상도 말끔하게 칠하고 싶다. 투명 바니쉬를 사놓지 않아서 마무리 작업은 내일 해야겠다.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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